10원화 소문의 진실과 거짓
5889 2005-02-24
1966년 8월 16일 처음으로 발행된 10원화는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두 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그 하나는 1970년 7월 16일 10원화의 금속소재를 구리 88%, 아연 12%에서 현재와 같이 구리 65%, 아연 35%로 변화시킨 것이며 다른 하나는 1983년 1월 15일 다보탑 본래 모습의 재현을 위해 이전까지 10원화 앞면 다보탑 도안에는 없었던「돌사자상」을 추가로 넣은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이들 변화 내용을 파악하고 기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다가 시간이 흘러 이들 변화를 스스로 발견한 것에 경이로움을 느낀 일부 사람들은 변화내용에 대한 진위를 파악해보지도 않고 "10원화의 변화"와 관련한 근거없는 소문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예를 들자면 1970년 10원화의 금속소재 변화시에는 아연의 함유량이 늘어나면서 그 색조가 황금빛에 가까워 짐(구리의 양이 많아지면 붉은 색조, 아연의 양이 많아지면 노란 색조를 갖게 됨)에 따라 10원화에 금이 포함되었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나오게 되었다. 당시 10원화의 제조비 절감을 위해 아연보다 비싼 구리의 함유량을 줄인 것이 오히려 더 비싼 금이 포함되었다는 소문으로 와전된 것이었다. 또한 1983년「돌사자상」을 새로이 넣은 것에 대해서는 이로부터 2∼3년 후인 1985년「돌사자상」을 불상으로 해석하고 특정인(당시 대통령 후보인 노태우 전대통령)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10원화에 불상을 집어넣었다는 괴이한 소문이 나오기도 하였다.

이처럼 보통 사람들이 평범하게 받아들였던 작은 변화가 그럴듯한 거짓의 소문으로 비약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소문의 대상이 모든 사람들이 늘 소지하며 사용하는 화폐였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이에 따라 발권당국이 화폐의 모양 변경 등 화폐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할 때에는 그 화폐의 건전한 유통을 위하여 가능한 한 국민들들의 보편적인 정서가 화폐에 담길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정욱 / 한국은행 발권정책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