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지폐에는 신사임당이 한 명 더 있다
102 3279 2013-02-14
#1. 지난해 12월, 울산 중부경찰서는 전통시장 상인을 상대로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김 모 씨(31)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 부부는 울산 부산 양산 지역 전통시장을 돌며 위조한 지폐 5만 원권 30장 등 153만 원을 사용해 물건을 구입한 뒤 거스름돈으로 130만 원을 챙겼다.

#2. 지난해 경기 안양 동안경찰서는 10만 원 수표를 위조해 사용한 김 모 씨(22)를 통화위조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서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위조한 10만 원권 수표 2매를 치킨값 등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조사결과, 이들은 동거녀가 미술공부를 위해 사용하던 컬러복합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10만 권 수표 50매와 5만 원권 등 지폐 100매를 위조했다.

이처럼 최근 위조지폐 관련 범죄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발견된 위조지폐는 1천 원권 76장, 5천 원권 4,438장, 1만 원권 3,783장, 5만 원권 329장이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천6백만 원에 달한다.

2012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위조지폐 발견 건수를 살펴보면, 5000원권 >10000원권>50000원권>1000원권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민국의 위조지폐는 은행권 1백만 장당 2.2장 정도로 지난해 2.6장에서 2.2장으로 소폭 감소했을뿐 만 아니라 유로(42.8장), 영국(133장) 등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2011년 기준) 이다.

그러나 위조지폐 사용이 100%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마음만 먹으면 우리 주변 기기만을 활용해 쉽게 위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해 동안 발견된 위조지폐는 거의 대부분 컴퓨터, 컬러프린터, 복합기 등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화폐이미지를 복제하는 방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김동철 담당자는 “홀로그램 부분은 주로 색칠을 하거나 은박지를 덧붙이는 방법으로 위조했고, 일부 오만 원권 지폐의 경우 홀로그램을 별도로 제작해 붙이거나, 진폐의 앞·뒷면을 분리한 뒤 분리된 진폐에 위조된 면을 부착하는 정교한 수법으로 제작돼 금융기관의 ATM을 통과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는 ‘위조지폐’ 여부를 검색해볼 수 있다. 정상적인 지폐의 경우 ‘기번호의 위조지폐는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공지된다.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김동철 담당자는 “위조지폐를 근절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펴온 결과 지난 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총 8,626장으로 전년 대비 1,381장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상인은 물론 일반인드로 위폐 식별 요령과 신고 방법 등을 잘 숙지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의 사례처럼 실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계들을 활용해 복제가 가능하지만, 그런 만큼 일반인들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위조방지장치를 식별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

위조지폐는 가급적 밝은 곳에서 받아 ① 비추어보고 ② 기울여보고 ③ 만져보는 것이 기본이다. 불가피하게 어두운 곳에서 지폐를 받을 때에는 휴대폰 불빛 등을 이용해 위조방지장치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지폐권은 인물 초상, 문자와 숫자 등을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이 느껴져야 정상 지폐다.

일반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비추어보기. 5만 원권의 경우 그림이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춰보면 숨겨져 있는 신사임당 초상이 보이며, 그 아래 오각형 무늬 안의 액면숫자 ‘5’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띠형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① 태극 ② 우리나라 지도 ③ 4괘의 3가지 무늬가 띠의 상중하 3곳에 번갈아 나타나고, 그 사이에 세로로 표시된 액면 숫자 ‘50000’이 보인다. 입체형 은선의 경우 지폐를 상하로 움직이면 띠 안에 있는 태극무늬가 좌우로,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가 상하로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반면, 만 원권, 오천 원권의 경우 그림 없는 부분을 빛에 비추어 보면 숨겨져 있는 초상이 보이고 숨은 그림 왼쪽에서는 액면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만 원권과 오천 원권의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① 우리나라 지도 ② 액면숫자와 태극 ③ 4괘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위조지폐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잦은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우, 이같은 위조지폐 식별법에 대한 교육이 비교적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부산 부평동 시장과 국제시장에서 만난 상인회 관계자는 “한국은행 직원이 위폐 실물을 지참하고 가게를 방문해 위폐와 진폐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교육과 함께 위폐 발견 시의 행동 요령을 안내해주고 갔다.”며 “수사가 종료된 위조지폐를 직접 상인들에게 보여주고 직접 만질 수 있게 하는 교육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상인 김 모 씨는 “한국은행 직원들이 직접 찾아와 교육을 해주고 간 뒤로 위조지폐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며 “의심되는 지폐를 발견할 경우 바로 현장에서 비춰보거나 주변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까지는 다행히 위조지폐 흔적을 발견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회 관계자 역시 “한국은행에서 정기적으로 홍보자료를 받고 있고, 담당직원이 가끔씩 찾아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20년 넘게 상인회에서 일했지만 위조지폐 발견 건수는 단 1건이었을 정도로 사고가 적은 편이고, 위조지폐를 발견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 할 만큼 상인들의 인지도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위조지폐로 의심되는 지폐를 발견할 경우 고객과 지폐의 진위에 대한 언쟁을 하지 말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증거를 확보해야 수사에 도움이 된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경찰청과 ‘화폐 위조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두 기관 간 위폐범죄 발생 억제를 위한 협력을 체계화하는 한편, 발권당국과 수사당국이 위폐방지에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위폐 제조·유통 심리를 억제하고 있다.

참고로 통화(화폐)를 위조한 자는 ① 행사할 목적으로 통용하는 대한민국의 화폐, 지폐 또는 은행권을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가중처벌 대상자의 경우 최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반면, 행사할 목적으로 위조통화를 취득한 자의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처하고, 위조통화를 취득한 후 위조통화임을 알고 행사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국은행 발권정책팀 김동철 담당자는 “위조지폐로 의심되는 지폐를 발견할 경우 고객과 지폐의 진위에 대한 언쟁을 하지 말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고객의 인상 착의를 기록하거나 승용차의 번호판과 차량의 모델 및 색상을 기록해둬야 한다. 또 위폐를 만질 경우 용의자의 지문이 지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조지폐 감별 방법 및 조회는 한국은행 홈페이지(http://www.bok.or.kr)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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