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의 호소문...기자님들께
2219 2010-12-13
기자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김기철입니다.

우리나라 여론을 선도하시는 여러분들께 감히 저희 약 3만여 명의 외환은행 직원 및 가족들의 피끓는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립니다.

전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항상 언론의 순기능에 대해 믿어 왔었고 앞으로도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며, 지금 이순간 제 자식에게도 ‘사회적 정의가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투명하지 못한 외환은행 인수계약부터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하나금융지주의 계속되는 여론 및 국민, 시장 앞 사실은폐 및 호도에 많이 분개하기도 했지만 그것을 무관심하게 받아들이는 일부 언론에게도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저희 노조가 주장한 론스타 앞 ‘최초 공시대비 850원의 확정수익보장’도 9일 저녁 하나금융지주가 밤 늦게 몰래 발표한 공시내용을 보시면 제한장치가 아니라 해당금액의 수익을 보장하고 있음을 충분히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또 김승유 회장이 지난 하나금융지주 창립기념일에서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론스타 앞 주지 않는다고 언급하였으나, 사실은 배당금액에 현대건설의 매각익이 선반영되었다는 것을 하나금융지주의 정정공시 및 어제 김승유회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시면 충분히 아실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김승유 회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었음을 공감하실 겁니다.

김승유 회장이 세금관련 론스타에게 법적도움을 주기위해 런던에서 론스타와 계약을 하는 등 세금까지 선 대납하며 론스타가 우리나라에 세금 한푼 안내고 먹튀하는 것을 도와주고 또 비호해주고 있음을 분명히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장대로 전략적 투자자(SI)가 유치된다 하더라도, 현재 시장여건상 최저 수익 배당보장 또는 사전수수료 지급 등의 여러가지 수익보장형의 금융기법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FI)와 유사한 투자조건으로 자금유치가 예상됩니다.

이와 병행하여 채권발행 등을 통한 하나금융지주의 과도한 차입금(약 4조원 추정) 발생으로 공동부실화가 예상되고 이로 인한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일부 외신에서 언급한 대로 ANZ은 수출입은행 보유지분을 포함한 57% 지분을 약 37억불에 인수하기 위하여 3개월간의 실사를 통해 협상하였으나, 하나금융지주는 단 며칠 만에 수출입은행 보유지분을 제외한 51%의 지분만 약 41억불 + 알파라는 천문학적인 추가부담을 안으며 실사도 없이 국익에 반해 졸속적인 방법으로 계약했음을 분명히 알고 계실 겁니다.

왜 이런 상황에서, 졸속계약을 위해 계속 거짓으로 일관하는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저희보다 더 분개하시며 국민에게 사실을 알려 주셔야 할 소중한 분들이 저는 바로 여러 기자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기자분들은 올바른 사실전파를 떠나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정말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외환은행 3만여 직원 및 가족분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너무 괴로워 이런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저희가 노조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정말 우리만 편히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런다고 생각하고 계신건지? 여론마저도 금융당국처럼 김승유 회장의 존재를 의식하고 계신건지?

물론 그런 건 아니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확신합니다. 저를 비롯한 외환은행 임직원 및 가족들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여론의 순기능을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외환은행 직원은 급여나 처우차원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행과는 달리 저희는 과거에도 국민 혈세인 공적자금을 받지 않았고 또 미래에도 받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이미 과거 여러 차례 은행을 살리기 위해 30%이상 급여 자진반납 및 삭감도 했었고 또 개인사재를 털어 외환은행 주식도 매입했던 사람들입니다. 부탁드리건대, 부디 저희 직원들의 순수성과 존엄성은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합병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지금 상태로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독자생존하여 남겠다는 것입니다. 굳이 대주주인 론스타의 Exit을 과도한 금액으로 성공시키며 또 저희보다 재무상황도 좋지 않은 하나금융지주가 불투명한 방법으로 론스타처럼 Leverage를 이용하여 4조 수준의 막대한 부채로 외환은행을 인수하여 향후 국민에게 공적자금 투입의 부담을 줄 수 있는 공동부실화를 만드는 것보다 시간을 가지고 정말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건전한 주주를 원하는 것입니다. 왜 김승유 회장 1인의 짧은 시간의 의사결정에 의해 과거처럼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될 수 있는 과오를 다시 한번 경험하려 합니까? 또 왜 론스타에게 그 많은 돈을 국내기업이 국내외에서 무리하게 차입까지 하면서 이익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까? 정말 여러분께 물어보고 싶습니다.

또 여러분들은 과연 이번 하나금융지주의 인수가 정말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과거 합병 사례에서도 증명되었듯이 그냥 양적인 결합에 불과합니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필상 교수도 지적하였듯이, 이번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결합은 시너지효과보다는 문어발식 확장에 불과할 뿐이며 하나금융의 장점인 소매금융이 외환은행의 장점인 기업금융과 함께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또 외환은행의 기업금융이 하나금융의 소매금융과 함께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필상 교수의 언급처럼 오히려 무리한 인수자금 조달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모든 금융을 함께 취급함으로써 기존의 전문성 마저 떨어져 각 부문이 연쇄적으로 부실해지는 전이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판이한 두 은행이 합칠 때 조직문화의 충돌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는 명백합니다.

과연 하나은행이 이때까지 그 많은 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그렇게 많이 발생했다면 지금 왜 그런 현재의 하나금융지주 재무구조 및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나 정말 의문입니다.

최근 G20 정상회의에서 금융기관의 대형화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전세계가 금융대형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재무건전성이 좋은 세계 유수은행 및 국내 신한금융지주도 최근 대형화 경쟁을 포기한다고 밝혀 시장에서 합병의 실효성의문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 중 재무상황도 제일 열악하고 정부와 외화지급보증 MOU도 유일하게 체결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단 며칠만에 실사도 없이 김승유 회장 1인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진행된 이번 졸속 계약이 추후 미래 금융시장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여러분들께서는 정말 깊은 숙고와 고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저희 외환은행직원은 다시 어려운 상황이 온다면 외환은행을 살리기 위해 또 국민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진해서 어떠한 손실 및 고통도 감수할 것입니다.

저희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매섭게 비판해 주십시오. 여론과 국민의 질타는 마음속 깊이 겸허히 받아 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 하나금융지주가 국익에 비추어 정말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여러분들께서 분명히 국민들에게 공정하고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십시오.

세계적인 유명 3개 신용평가기관이 모두 이번 인수와 관련하여 하나은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분류했음을 인식하시고, 내외부적으로 문제가 되어온 김승유 회장 1인의 독단적 결정으로 이번 딜이 좌지우지 된다면 외환은행이 아닌 향후 국내금융산업이 퇴보하는 만큼 여러분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금융기관의 과도한 차입에 따른 금융부실은 일반기업과는 달리 더 큰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건설의 M&A만해도 약 1.2조원의 자금조달내용이 이렇게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더구나 금융기관인 하나은행의 외부차입 및 자금조달은 실제 더욱 더 면밀한 검토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혹시 제가 주제넘어 무례하게 여러분께 말씀 드린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라며 급여 때문에 합병을 반대하는 치졸한 은행원이 아닌 공적자금을 받지 않은 내 직장을 사랑하기 때문에 또 국익에 반하는 졸속 거짓계약에 그 직장이 없어지는 것을 막고 싶은 외환은행의 한 직원으로서 조그마한 소망을 담아 이 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