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소년 호소 통했다…호주 첫 점자 지폐 발행
371 630 2016-09-08
중간에 투명한 부분 넣어 위조 방지 기능도 강화

약 3년 전 앞을 못 보는 11살의 호주 소년 코너 맥러드는 성탄절을 맞아 약간의 지폐를 선물로 받았지만, 얼마짜리인지를 알 수 없어 답답함을 느꼈다.

호주에서 통용되는 5 달러부터 10 달러, 20 달러, 50 달러, 100 달러까지의 지폐에 점자라도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차별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맥러드는 약 3년 전 엄마의 도움을 받아 호주 인권위원회에 개선을 요구하고 더불어 온라인 청원 운동을 펴 5만6천명 이상으로부터 서명을 받아냈다. 시각 장애인 지원단체들도 힘을 보태면서 맥러드의 활동은 큰 힘을 받았다.

소년 맥러드의 진심 어린 호소가 통했고 지난 1일부터 호주 사상 처음으로 촉각을 이용해 구별이 가능한 5달러 지폐가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전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지폐 모서리에 설탕 한 알 크기의 작은 돌출부 2개를 넣어 촉감으로 감지할 수 있게 했다. 또 앞으로 발행될 모든 지폐에 유사한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맥러드는 최근 호주 언론에 당시 돈을 선물로 받았을 때 "얼마짜리 인지, 돈을 준 사람이 얼마나 후한지 아니면 다소 인색한지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시각 장애인 지원단체인 '비전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루스 맥과이어는 "중앙은행을 움직이게 한 것은 맥러드가 시작한 청원운동"이라며 "중앙은행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됐으며 많은 단체의 지원이 뒤따랐다"라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

이번 조치로 시각 장애를 겪고 있는 35만명 이상이 혜택을 받게 됐다. 예전에는 미세한 지폐의 크기 차이를 통해 각각의 지폐를 구별해야 했다.

한편 이번에 발행된 5달러 지폐는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중간 부분을 위에서 아래부분 까지 투명하게 만들어 위조 방지 기능을 강화했다고 호주중앙은행 측은 설명했다.

호주는 1988년 플래스틱 지폐를 시험 유통한 데 이어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 지폐의 수명을 늘리고 위조 방지를 강화하는 등 안전한 지폐 제조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2016/09/05 14:0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