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500엔 동전 日서 무더기 유통
37 6819 2005-02-04
일본에서 최첨단 위조방지 기술이 도입된 500엔(약 5000원)짜리 위조 동전이 유통되고 있어 재무성 등 통화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위조가 의심되는 500엔 동전은 도쿄와 후쿠오카(福岡), 구마모토(熊本) 3개 지역의 우체국 현금자동지급기(ATM) 등에서 모두 1만5565개가 발견됐다. 그 중 적어도 5583개는 위조 가능성이 높다고 재무성은 보고 있다.

위조로 확인된 동전은 2001년 발행됐으며 진짜에 비해 표면 광택이 옅은 편이다. 그러나 진짜 동전과 같은 니켈황동(동 니켈 아연의 합금)이 재료로 사용돼 진짜 동전과 구별하기 어렵다.

일본 통화당국은 1982년 500엔 지폐를 대체하는 동전을 처음 발행한 이래 1999년 한국 500원 동전을 개조한 위조 동전이 대량 유통되자 이듬해 새로운 위조방지 기술이 도입된 500엔 동전을 발행했다.

현재 유통되는 500엔 동전은 보는 각도에 따라 글씨를 떠 보이게 하는 등 첨단 위조방지 기술로 제조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급증하는 위조동전은 전기저항률의 차이를 이용해 진위를 식별하는 자동판매기도 통과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일본우정공사는 앞으로 ATM의 동전 식별능력을 높여 위조 동전을 추방할 방침이다. 하지만 식별능력을 너무 향상시키면 진짜 동전도 가짜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전국 우체국 ATM을 모두 교체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 재무성도 고민하고 있다.

앞서 일본에서는 연초 신사와 사찰 등지에서 옛 1만원권 위폐가 대량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 일본은행이 1만원권 발행을 전면 중단하는 등 위조 화폐 유통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일보 도쿄=전현일 특파원 hyunil@segye.com

2005.02.04 (금)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