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5,000원도 혹시 가짜 ?
36 6104 2005-01-31
5000원짜리 위조지폐가 급증해 통화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만원권보다 상대적 으로 위조하기 쉬운 데다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5000원권 위조지폐는 올 들어서도 608장이나 발견돼 전체 위조지폐 중 77.4%를 차지할 정도였다.
5000원권을 중심으로 새 은행권이 도입되지 않으면 위조지폐 범람을 막기 힘든 상황이 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04년중 위조지폐 발견 현황과 특징' 자료에 서 지난해 위조지폐가 총 4353장에 달해 전년 대비 11.7%(457장)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98년(365장)에 비해 약 12배 증가한 규모다.

특히 5000원권 위조지폐는 987장이나 발견돼 2003년보다 125.9% 증가했다.
더욱이 올해 1월 1~28일 발견된 5000원권 위조지폐는 608장이나 됐다.

1만원권 위조지폐도 대량은 아니지만 지난해 3237장이 발견되는 등 전혀 줄지 않고 있다.
5000원권 위조지폐는 일련번호가 같은 게 무더기로 발견된다는 측면에서 심각 성이 크다.

예컨대 '다마 4772466 다' '다자 1772466 다' '마다 2772466 마' '마마 777246 6 다' 등 4가지 번호가 붙은 5000원권만 지난해 211장, 올 들어 267장 등 총 4 78장이 발견됐다.
지폐마다 고유번호가 하나씩 붙는 원칙과 달리 동일번호를 가진 지폐가 무더기 로 돌아다닌다는 얘기다.
동일범 소행으로 보이는 이 같은 위조지폐는 서울ㆍ 경기지역에서 주로 유통됐고 충청ㆍ호남ㆍ영남지역에서도 일부 발견됐다.

5000원권 위조지폐가 늘어난 이유는 상대적으로 위조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번 에 많이 발견된 '다 5000원권'은 '라 5000원권'과 '마 1만원권'에 비해 은선이 나 숨은 막대 등 위조방지 장치가 없다.
또 그래픽 변환 프로그램으로 은행권 번호를 변경시키는 수법을 사용하고 숨은 그림도 삽입하는 등 정교한 방법으로 만들어져 발견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김두경 한은 발권국장은 "숨은 그림도 사용하고 요판 인쇄 효과를 내기 위해 압인까지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고 말했다.

특히 2002년 6월부터 은선이 추가된 5000원권이 발행됐지만, 그 이전에 발행된 5000원권도 유통물량 중 3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한국조폐공사와 공동으로 첨단 위조지폐 방지장치 개발 방안을 강구하 는 한편 위조에 취약한 '다 5000원권'을 폐기하고 위조지폐 식별 요령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경찰청 등 관련 기관과 협조를 강화하고 금융기관별 위조지폐 감별 능력도 높일 방침이다.

하지만 스캐너 등 위조지폐를 만들 수 있는 관련기기 성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한은 측 고민이다.


<매일경제 2005/01/31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