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 등장에 급해진 위조범들… 100달러 구권 위폐 대량 유통
320 2557 2014-06-10
▲ 100달러짜리 구권(위), 신권.

지난 4월 중국인 관광객 A모씨가 제주도의 한 호텔 카지노를 찾아 100달러짜리 100장(1만달러)을 원화로 환전했다. 카지노 직원은 위폐감별기로 확인까지 하고 환전해줬지만, 나중에 은행에 입금할 때 '위조지폐'임이 드러났다. 카지노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추적했지만 그는 이미 출국한 뒤였다.

올 들어 100달러짜리 위폐 유통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여 외화 거래 때 주의가 요망된다. 9일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따르면 올 1~5월에 453장의 100달러 위폐가 적발됐다. 2009~2013년 사이엔 연간 180~320장 정도의 100달러 위폐가 적발됐는데, 연평균보다 3~4배 많은 것이다. 특히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100달러 위폐는 매우 정교하게 만든 '슈퍼노트(Super note)'급 위폐가 많다.

최근 달러 위폐가 급증하는 이유는 지난 10월 100달러짜리 신권이 새롭게 유통되면서 달러 위조범들이 구권 달러 화폐를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박억선 차장은 "소비자들은 신권을 선호하고 구권을 찾지 않기 때문에 위조범들은 빨리 구권을 처리해야 한다"며 "정교한 신권 위폐를 제작하기 위해선 제조 기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급한 범죄자들이 100달러짜리 구권 위폐를 대량으로 유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노트'급 100달러 지폐는 대부분 중국에서 제작되어 100달러당 60~70달러에 판매되며, 중국인 관광객 등을 통해 국내로 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폐들은 진폐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폐를 살짝 기울여 보았을 때 색깔은 녹색이 검은색으로 바뀌기도 하고, 일련번호나 디자인이 똑같다.

최근 '슈퍼노트'급 지폐 297장의 밀수를 적발한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슈퍼노트'는 탄력성이 느껴지는 면(綿) 재질의 진폐와 달리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 색깔이 진하고 더 또렷하다는 미세한 차이점만 있어 일반인은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입력 : 2014.06.10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