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5만원권 발행으로 지난해 적자전환
211 6149 2010-02-23
한국조폐공사가 고액권인 5만원권이 발행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적자전환이 확실시 된다.

연간 10억장 수준을 유지하던 은행권 발행이 고액권 발행으로 절반으로 줄면서 화폐사업부문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2일 전용학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8년에는 50억원 이상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는 고액권이 발행돼 전체 지폐발행 장수가 줄었고 동시에 수표발행마저 30% 가까이 감소해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폐공사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낸 것은 몇 차례 있었지만 화폐발행이 급감했던 외환위기 이후로는 처음이다.

전 사장은 “경영수지를 맞추기 위해 지폐 발주기관인 한국은행에 5만원권, 1만원권의 단가를 올려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공기업 선진화, 한은 경영수지 악화 등으로 불가능했다”며 “전자화폐, 해외수출 등을 통해 경영수지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말 끝난 한은과 조폐공사의 지폐단가협상에서 조폐공사는 한은에 5만원권의 납품단가로 장당 210원을 요청했지만 한은은 185원으로 깎아 이를 최종 확정했다.

전 사장은 또 10만원권 발행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조폐공사의 경영실적에 타격을 받아서가 아니라 한국경제의 규모나 위상을 감안할 때 10만원권 발행 대신 리디노미네이션(화폐가치변경)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조폐공사는 이처럼 화폐사업부문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성장동력 찾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우선 특허청과 협력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지적재산권 중심의 기술획득 사업’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사업화해 수익을 낼 계획이다.

전 사장은 “조폐공사는 공기업 중 한국전력 등에 이어 제조관련 특허권이 많은 기관”이라며 “특허권 등으로 수익을 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자여권 수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여권은 여권에 신상정보 등을 담은 ‘칩’을 내장해 위조를 방지한 여권을 말한다. 조폐공사는 지난해 3300만달러를 수출했던 전자여권 부문에 올해는 1억달러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전 사장은 “전자여권 수출과 관련해서 현재 코스타리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중동의 한 국가와도 MOU 전 단계까지 접근해 있다”고 밝혔다.

전 사장은 이밖에 국민경제적 측면 등을 고려해 금화 발행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사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으로 단합해 20억달러 외화를 차입하는 효과를 본 적이 있다”며 “호황 때 금화를 발행해뒀다가 위기 때 금화가 시장에 나오면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결정권한을 가진 한은이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라 부정적 입장이라고 전한 뒤 “(금화를 발행한다면) 200만원짜리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 원문 기사전송 2010-02-22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