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위조지폐 난무..조심하세요
180 6635 2009-06-09
경제위기로 '위폐 산업' 활개
교민도 피해..거스름돈 꼭 확인해야

러시아 사회에 `위조지폐' 경계령이 내려졌다.

특히 일부 한국 교민들도 위조지폐 유통의 피해자가 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되고 있다.

사실 러시아의 위폐 유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화폐 가치가 급락하면서 위조지폐가 널리 유통됐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돈을 취급하는 곳이라면 소형 상점들까지 위조 감별기를 한 대씩은 꼭 비치해 놓고 있다.

그런데 10년 만에 찾아온 경제위기로 `위폐 산업'이 더 활개를 치는 것.

문제는 과거에는 범죄조직이 대량으로 위폐를 제작, 유통했다면 최근에는 각종 인쇄 장비의 발달로 돈이 궁한 개인들이 손쉽게 위폐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우리 교민들도 낭패를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한국 유학생 김모(23)씨가 현지 택시 기사에게서 받은 100루블짜리 지폐 3장이 위조로 드러났다.

김씨가 받은 위폐는 일련번호도 없을 정도로 엉성했지만, 김씨는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김씨는 연합뉴스에 "택시기사가 잔돈이 많은데 큰돈으로 바꿔 달라고 해 500루블짜리를 건넸고 택시비를 제외한 400루블을 받았는데 그중 3장이 가짜였다"며 "설마 가짜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날이 어두워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교민 박모씨도 택시 기사에게 1천 루블을 건넸다가 거스름돈으로 받은 500루블짜리 지폐 한 장이 가짜로 확인됐다.

러시아에서는 체첸공화국, 다게스탄 등 분쟁이 끊이질 않는 북카프카스 지역이 위조지폐의 `원산지'로 꼽히고 있다.

반군들이 무기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 위폐를 찍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내무부 발표로는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이들 지역에서 50만 달러 상당의 위조 루블화 지폐와 10만 장의 미 달러 위폐를 압수했다.

러시아 당국도 워낙 많은 위폐가 나돌아 전문 위조단 단속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소량의 위폐 유통 단속에는 거의 손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문 인쇄 장비와 지폐 제작에 사용되는 특수 펄프(종이) 제조를 막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9일 "돈 교환을 원하는 경우는 물론 소규모 상거래 시에도 반드시 거스름돈을 확인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러시아 사법 당국에도 이를 알려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9-06-09 14:54 최종수정 2009-06-09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