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제결제통화를 꿈꾸다
162 6361 2008-12-18
중국이 위안화를 국제결제통화로 격상시키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정부는 특히 홍콩을 국제결제통화로 격상시키는 근거지로 삼아 아시아와 중화권으로 인민폐 결제 범위를 점차 확대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정부는 조만간 홍콩에서 위안화 취급업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5일 중국 국무원이 "홍콩에서 위안화 결제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며 "이는 주변 국가들이 위안화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무역 거래 시 외환 위험을 낮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인민은행장이 최근 홍콩을 방문한 것이나 도널드 창 홍콩행정장관이 17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도 홍콩에서 위안화를 국제결제수단으로 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 행장은 16일 홍콩에서 열린 금융안정포럼에서 "위안화 사용범위와 화폐교환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우 행장은 "지도부가 결심만 한다면 아주 빠른 시일 안에 홍콩에서 런민비 사용범위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추진할 수 있다"면서 "이는 홍콩과 중국 경제 모두에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대공보는 "미국 달러화의 국제적 지위가 약화되는 것은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대공보는 "중국은 이미 세계 4대 경제대국이고 세계최대외환보유국으로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중국에 투자를 하고 무역을 하고 있는 만큼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로서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제일보도 "중국이 직접 위안화의 국제화에 관여하면 위험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방화벽을 갖춘 역외에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기지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홍콩이야말로 이를 위한 적격지"라고 강조했다.

대공보는 "먼저 중국과 홍콩간 무역대금 결제를 위안화로 실시하면 중국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은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간 무역대금의 결제 역시 홍콩을 경유한 위안화 결제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의 신보는 홍콩에서의 위안화 결제업무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과 펀드 보험 등도 홍콩에서의 위안화 업무를 확대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우행장의 홍콩 방문에 이어 도널드 창(曾蔭權) 홍콩 행정장관이 17일 베이징을 방문해 홍콩의 위안화 관련 업무 확대 방안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협의에 착수했다. 홍콩의 위안화 업무가 확대되면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마음 놓고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어 세계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는 홍콩 경제가 활기를 띠게 된다.

중국 정부는 또 홍콩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홍콩이 위안화 채권 발행 등 위안화 관련 업무를 확대하고 중국의 대외 무역거래에 위안화 사용이 확대되면 홍콩은 전 세계 위안화 자금이 모여들고 빠져나가는 역외 운영기지가 된다.

중국은 홍콩 이외에도 위안화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중국 신식시보(信息時報)는 최근 한국과 중국 중앙은행이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것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향한 '얼음을 깨는 여행(破氷之旅)'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중 양국이 위안화와 원화를 서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합의함에 따라 위안화가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진출했으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좋은 출발을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또 러시아와 몽고, 베트남, 미얀마 등 8개국과 무역결제대금을 위안화로 할 수 있는 쌍방무역결제화폐자유선택협정을 맺었다고 우샤오링(吳曉靈) 전국인민대표대회 재경위 부주임이 밝혔다.

우 부주임은 "중요한 것은 국제무역의 요구에 맞춰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지금 당장 위안화을 완전 자유태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주변국가들로부터 위안화 결제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 18일(목) 6:10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