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ㆍ아이슬란드 유로화 채택 목소리
153 6104 2008-10-29
자국통화가치 폭락에유로존 화폐통합 추진미국발 금융위기로 국제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등 자국 통화 가치가 폭락한 유럽 국가들에서 유로화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채택 15개국)과의 화폐 통합을 추진하면 현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이 닥쳤을 때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금융위기로 덴마크 아너스 포 라스무센 총리의 유로화 채택 구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더 작은 시장으로 등을 돌리면서 덴마크의 크로네화는 현 금융위기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되고 있다. 유로존 회원국은 물론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인근 국가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덴마크의 통화 정책은 이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지난 24일 이달 들어 두 번째로 금리를 인하해 기준 금리를 8년 만에 최고치인 5.5%로 올려놓았다. 유로화에 대해 가치가 2.25%로 고정돼 있는 크로네화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로 인해 경기 둔화에 따른 실직 사태로 고통받는 덴마크 국민은 대출 부담으로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유로화 채택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덴마크 최대 대출업체인 단스케방크의 스틴 보시안 글로벌 리서치 수석은 “금융위기로 인해 덴마크가 크로네를 포기하는 결정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덴마크 국민도 유로화 채택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나온 단스케방크와 여론조사기관 스태티스틱스덴마크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50.1%가 유로화 가입을 바란다고 답했다. 반면 47.9%는 크로네화의 유지를 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전체의 48.4%가 유로화 가입에 찬성했고, 49%는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법안 추진 시 의회 통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유로화 도입을 지지하는 정당들의 의석 비중이 전체의 69%에 달하는 데다 유로화 도입에 반대했던 당도 최근 찬성으로 선회할 조짐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덴마크는 지난 1992년과 2000년 유로화 도입을 추진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국가 부도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게 된 아이슬란드도 자국 통화인 크로나화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연합(EU) 가입과 유로화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0월 28일(화) 오후 2:26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