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통화위기 심각..공항에서도 동화 안받아
139 6379 2008-06-09
베트남의 화폐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자국내 공항에서도 자국 화폐인 동화가 거절당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에 묶여있는 베트남 동화는 달러당 1만8500동(6일 기준)에 실질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고시환율은 1달러에 1만6124동에 불과해 베트남 면세점들은 환전할수록 손실을 입게되는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노이 공황 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베트남 동화를 받지 않겠다는 선전포고까지 했다. 일반 상점들도 정부가 고시한 환율보다 20~30%의 웃돈을 얹을 경우에만 동화를 받고 가능하면 달러로 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베트남 응웬 떤 중(Nguyen Tan Dung) 총리는 더이상의 동화 평가절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베트남이 앞으로도 계속 달러 페그제를 고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공행진하고 있는 베트남의 인플레이션, 증시 폭락, 경기 침체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ㆍ무디스ㆍ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베트남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끌어내렸다. 베트남 동화의 화폐 가치는 두달 가까이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 도이체 방크, 모간스탠리 등 국제 금융기관들은 큰 폭의 동화 평가 절하를 전망하고 있다.

통화선물시장에서도 향후 12개월동안 동화 가치가 40%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역외 선물환(NDF) 시장에서 12개월물 동화 환율은 1달러당 2만2250동에 거래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베트남에서도 1997년 태국 바트화 폭락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동화가 과도하게 고평가돼 있다고 주장하고 베트남이 향후 자국통화의 평가절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08년 6월 9일(월) 10:23 [아시아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