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에 인물을 사용하는 이유는 ?
114 6344 2007-05-28
위조 지폐 방지…약간만 달라도 인상 변해
독도 등 눈에 익지 않아 변조하면 구별하기 힘들어

이순신, 이황, 이이, 세종 대왕의 공통점은? 바로 현재 통용(通用)되는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2009년에 발행될 5만 원ㆍ10만 원짜리 고액권에 누구를 넣을 것이냐를 놓고 각계가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여성계는 여성을, 과학계는 과학자를 넣자며 그 후보까지 거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김구, 정약용, 유관순, 신사임당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왜 반드시 인물이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독도같은 자연물이나 천연 기념물, 태극 문양을 넣자고 제안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인물 이외에는 곤란하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위조(僞造)나 변조의 위험 때문이다. 만약 독도를 고액권 소재로 채택할 경우 일반인들은 독도의 정확한 생김새를 모르기 때문에 위조 화폐인지 구별이 쉽지 않다. 반면 인물 도안은 약간만 다르게 그려도 인물 자체가 풍기는 인상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위ㆍ변조 여부가 쉽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특히 고액권은 위폐범들의 주된 공격 대상이므로 고도의 정밀 기술이 동원되어야 한다. 인물 초상의 옷깃이나 수염, 눈동자 등에 맨눈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작은 문자나 특수 기호를 끼워 넣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지폐 뒷면에 그려진 인공 조형물이나 문자ㆍ기호로는 진짜 돈과 가짜 돈을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건축물을 채택한 유로화가 위ㆍ변조 방지면에서 실패 사례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화폐 대부분에 그 나라 유명 인물이 들어 있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2007-05-21 소년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