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전화금융사기
112 6452 2007-04-30
#1. “국세청, 금융감독원, 경찰청 직원을 사칭한 전화사기에 조심하십시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나붙기 시작한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안내문.

#2. 시중 A은행 서울 영등포지점 창구담당자는 전라남도 주소의 40대 초반 남자가 요구불예금(옛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하면서 현금카드 발급과 동시에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을 신청하자 곧바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본인이 맞는지를 확인했다.

정부기관이 올 1월 이후 합동으로 대책마련에 나섰음에도불구, 공공기관 또는 은행원을 사칭한 전화사기(Voice phishing)가 줄지 않고 있다. 또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얻은 전화번호를 이용한 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찰청이 추산한 전화사기 피해건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201건이었으나 올 2월부터 3월까지 403건으로 101%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월평균 피해금액도 17억1000만원에서 20억5000만원으로 20% 증가했다.

금감원을 비롯해 검찰, 경찰 등이 나서 전화금융사기 근절에 나섰음에도 오히려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화사기의 첫 단계인 은행 금융창구에서부터 신원확인 절차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히 단기 관광목적으로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 계좌개설 목적 확인 등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미흡한 경우 현장점검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하루 200만원인 현금지급기 인출한도의 하향도 검토 중이다.

또 주민등록번호, 이름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을 경우 시중은행 한 곳에만 ‘개인정보 노출등록’신청을 하면 전체 은행에서 이를 공유하는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 기능도 개선해 운영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플래시 동영상과 만화 등을 제작해 국정홍보전광판·옥외광고전광판에 게재하고 반상회보에도 다시 수록하는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전화사기는 공공기관 등 직원 사칭에서 최근에는 ‘가족을 납치하고 있으니 입금하라’는 등 납치를 가장해 피해자를 협박하는 수법으로 지능화·다양화하고 있으며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얻은 전화번호를 이용, 전화료를 수신자에게 부담하게는 것은 물론 전화번호 정보를 활용하는 사기도 등장하고 있다.

[2007.04.25 09:43]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