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500유로 고액 지폐 퇴출”… 범죄 악용 골머리 유통 금지
35 4090 2012-10-31
유로 최고액권인 500유로(84만원)짜리 지폐가 영국에서 퇴출되는 신세가 됐다.

이 지폐의 범죄 악용에 넌더리를 낸 영국의 중대조직범죄단속국(SOCA)이 재무부, 내무부와 연계해 500유로 지폐의 자국 내 유통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3일 보도했다.

SOCA의 금지 조치는 영국 내 유통되는 500유로 지폐의 90%가 범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취해졌다. 매년 500유로 지폐 5억 유로어치가 유입되지만 이 중 10%만이 합법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얘기다. SOCA 대변인은 “500유로 지폐는 오직 범죄 활성화에만 기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디펜던트는 “범죄조직의 일원이 아니라면 평생 500유로 지폐는 구경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 지폐가 검은 세계에서 환영받는 현실을 소개했다. 파운드화를 쓰는 영국의 최고액권은 100파운드다. 이보다 단위가 높은 500유로 지폐가 운반의 용이함 때문에 이 나라로 흘러들어와 지하경제에서 통용되고 있다.

예컨대 100만 파운드(약 17억원)를 20파운드짜리 지폐로 담으면 무게가 50㎏ 나가지만, 500유로 지폐로는 2.2㎏에 불과하다. 담뱃갑엔 2만 유로, 여행용 가방엔 100만 파운드에 해당하는 액수를 500유로로 담을 수 있다. 이런 탓에 2002년 유럽연합(EU) 단일통화인 유로의 공식 사용으로 생겨난 이 고액권 지폐가 검은돈으로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1969년 비슷한 이유로 1만 달러 지폐의 유통을 금지시킨 적이 있다.

<국민일보 2010.05.13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