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운명은?
63 3585 2009-02-03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달러의 패망을 예언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달러의 몰락을 예언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 경제연구소도 지난해 중반부터 달러의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연초에는 달러가 1200원대 후반부를 예상했다.

달러의 몰락은 운명일까?

상업은행의 몰락과 2차 금융위기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차 보다 더 강력한 금융 쓰나미가 올해 안에 강타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달러를 살포할 것이며 결국 달러의 명운이 끝날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 경기의 급격한 침체로 인해 올해 하반기 주요 기업들의 채권 부실이 심각해지고 주요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져 실물 경제가 다시 악화될 것이라는 악성 사이클을 예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가 이미 상업은행으로 전환했고 씨티은행이 증권 부문을 떨어냈지만 올해 우려되는 것은 상업은행의 부실이 2차 금융위기의 발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세계경제 상황은 지난해 본격화된 금융위기가 서서히 실물경제로 이전되고 있고, 이것은 다시 기업 부실로 이어지면서 상업은행의 위기로 인해 올해 다시 금융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미국 부동산 담보 대출의 규모가 13조 달러 규모인데 반해 회사채 규모는 이것의 두 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애기다. 여기에다 소위 'CDS(크레딧디폴트스왑, 혹은 신용파산스와프)'라 불리는 파생상품이 아직까지 수면 위로 뜨오르지 않은 상태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무가들은 부실 규모가 이들 파생상품의 1/3 정도까지로 추산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월가를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의 파생상품이 문제였지만 지금부터는 세계 주요 상업은행의 부실 채권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부실 채권과 기업의 구조 조정은 옥석을 가려가며 매우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되면 주요 상업은행의 몰락을 막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는 달러를 마구 찍어내 대량 살포하여 달러의 몰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 달러 발행권자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달러를 찍어내 국채와 기업어음, 모기지 채권 등 부실이 터지는 곳마다 막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달러가 몰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렇다. 부실을 막으면서 FRB의 재정이 악화되면 미국 정부가 보전해 줄 것이고 미국의 재정적자가 더욱 커져간다는 것이다. 재정적자 확대와 달러 공급 과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맞게 되고 달러는 몰락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향후 5~10년 안에 일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도 있다.

달러의 강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르게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걸까?

현재의 금융위기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금융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유럽은 미국 못지 않게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슬란드에 이어 영국까지 파산 위험을 걱정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 산업이 전체 국가 경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파생상품이 금융권 전체 위기로 이어지면서 영국의 금융산업 근간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실물경제도 위험이 산재하고 있다. 독일 반도체업체 파산에 이어 자동차업계도 정부의 지원없이 생존이 힘든 상황이다. 지난 번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은 동유럽 자체의 생존권을 위협했다. 미국이 불안하다고 해서 유로화로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산업과 실물경제의 불안은 자금들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으로 도피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황금과 자원의 최대 보유국이며 중국과 러시아가 대항할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임의 룰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화폐이며 엔이 그렇고 위안화가 그렇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며 일본은 어렵다 하더라도 가장 강한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상황은 금융위기와 경제침체가 어는 정도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의 존재 없이는 엔과 위안화도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원화는 왜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의 외환 시장 사정은 몇 가지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북핵 문제와 외화 유동성 위기 문제가 있었다. 한국 금융권 역시 부실 문제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여서 미국 은행권의 문제는 한국 은행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원화는 최근까지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외국인들은 몇 달 간 지속적으로 한국 주식과 원화를 매도해 오다가 최근 매수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특히 독일 키몬다의 파산으로 한국 IT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의 IT 기업이 외국 기업보다 선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산업도 먼저 회복될 가능성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원화 약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산 IT 부품들을 선호하고 있으며 외국업체들도 한국 부품을 선호하고 있다. 문제점이 여전히 산재하고 있으나 한국 경제는 조금씩 경쟁력을 회복하는 기미가 보이고 있다.

원화 약세로 인해 중국과 일본에서 자국 제품 보다 한국의 수출품들이 더욱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 제품성에서 우월하고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원화 약세로 인해 달러 자금들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고 외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 여행 수지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심지어 명동 백화점들에는 외국 관광객의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 대규모 달러 자금들이 급락한 한국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달러의 몰락을 예언하는 전문가도 있으나 세계적으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이상 달러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서 설명한 몇 가지 이유로 인해 한국에서의 달러는 점진적인 약세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2009년 2월 2일(월) 0:36 [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