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권 1센트 동전 버려야하나, 둬야하나?
33 4861 2004-08-31
(베를린=연합뉴스) 유로권 12개국에서 1센트와 2센트 짜리 동전폐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유럽 언론을 장식했던 이 논쟁은 내달 부터 네덜란드에서1-3센트 동전 거래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는 보도로 다시 불붙었다.

네덜란드 소매협회는 지난 4월 부터 뵈르뎅이라는 소도시에서. 백화점이나 구멍가게들의 거래시 1-2센트 짜리 끝전을 없애고 5센트 단위로만 받는 실험을 해왔다.

예컨대 손님이 구매한 제품 값 총액이 14유로 47센트일 경우 14유로 45센트로,14유로 98센트일 경우 15유로를 받는 것이다.

점포 측은 그동안 동전을 일일이 세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게 됐으며,소비자들도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는 시간이 짧아지게 돼 환영했다.

전체 소비자의 83%가 만족을 표시하자 협회측은 내달 부터 전국 4만여 개 회원업체로 이를 확대키로 했다.

중앙은행은 이 방식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면 연간 3천만유로의 동전 제조.관리비용이 줄어들고 가게와 은행들의 시간과 돈도 크게 절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끝전 거래 없애기는 네덜란드가 처음은 아니다. 핀란드의 경우 이미 지난 2002년 초 유로화가 도입된 지 6개월 뒤 부터 이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이를 실시키로 하자 벨기에는 더 나아가 중앙은행 총재 지시로 1-2센트 폐지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연구하기 위한 실무팀까지 구성했다.

이어 독일 분데스방크의 볼프강 죄프너 동전.지폐국장은 24일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도 1-2센트 짜리 폐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죄프너 국장은 이미 동전을 찍는 비용이 실제 화폐가치 보다 훨씬 더드는데다이를 관리, 수송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분데스방크 대변인은 오후 들어 죄프너 국장의 발언은 개인적인 견해라고 설명한 뒤 분데스방크는 물론 화폐발행 결정권을 가진 재무부는 1-2센트 동전폐기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소매상들과 은행연합회는 1-2센트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이 1-2센트 짜리를 찬장이나 책상서랍에 넣어두고 사용하지 않아 매년 엄청난돈이 사장되고 있으며, 무엇 보다 유통 현장에서 동전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는 것.

분데스방크는 올해 초 소액 동전 사용 장려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독일 백화점 체인업체는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에 웃돈을 주고 동전을 특별 주문, 수입하기도 했다.

반면 1-2센트 폐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소매업자들이 끝전을무조건 반올림해 가격을 올리는 계기로 악용,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유로화 도입 초기에 이같은 사례가 만연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프랑스소비자업체들도 이런 견해에 동조한다. 적지 않은 소매업체들도 소비자 불신을 우려,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또 1-2센트 짜리를 없애면 나중엔 5센트 짜리도 없애자는 주장도 배척하기 어렵다며 "1센트도 소중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도 개별 상품 값에는 1-2센트 까지 표시하되 구매액 총계에서만 끝전을 반올림하고 신용카드 거래시엔 끝전을 없애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가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54%가 유지 39%가 폐지를 지지했다. 그러나 24일 밤 공영 ARD방송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선 39%대59%로 폐지 여론이 훨씬 많다.

한편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은 지폐 만을 제조하며, 동전은 각국 중앙은행이 ECB의 의뢰를 받은 형식으로 자체 제조한다.

1-2센트 동전이 소매점 거래에서만 없어지거나 실제로 발행되지 않더라도 정부나 은행 등의 입찰에선 1-2센트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 2004년 8월 25일(수) 8:51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