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국제금융범죄
96 1850 2014-07-09
역외국가 이용 자금세탁 등 수법 다양화 익명성 보장해 주는 금융센터 거래 대통령 비자금 미끼 선불사기 지속 달러화ㆍ유로화 등 화폐 위조 급증
미국ㆍ중국ㆍ중동 등 유통 차단 총력

기술과 교통수단 등의 발전으로 기업의 경제 활동이 한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화된 경제 활동의 이면에 범죄도 국제적으로 확장됐습니다. 국제범죄 중에서도 국제금융범죄는 지난 10년간 급격히 확산, 진화하고 있습니다. 국제금융범죄는 금융체계를 교란하고 나아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금세탁, 선불사기, 위조지폐 등 국제금융범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종 범죄의 근간 국제 자금세탁=국제적으로 이뤄지는 자금세탁이 각종 범죄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자금세탁은 재산의 위법한 출처를 숨겨 적법한 자금인 것처럼 가장하는 과정으로 범죄행위에 의해 오염된 재산을 깨끗한 재산으로 가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자금세탁이라는 용어는 1920년대 미국 마피아들이 세탁소에서 주로 현금거래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용, 불법자금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세탁소의 합법적인 수입으로 가장한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에 따르면 자금세탁 진행과정은 1단계 배치, 2단계 반복, 3단계 통합으로 이뤄집니다. 우선 범죄행위로 취득한 불법재산을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도록 이전하는 1단계가 있습니다. 범죄자들은 범죄자금을 휴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휴대하기 편리한 형태로 변환하기 위해 환전상, 송장위조, 대리회사 등을 이용합니다. 2단계로 범죄자들은 범죄자금의 출처와 소유자금을 감추기 위해 복잡한 금융거래 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입출금을 반복하거나 귀금속 등을 구입하고 매각하는 방식 또는 카지노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3단계로 범죄자들은 충분한 반복단계로 추적이 불가능해진 불법자금을 정상적인 재산과 통합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수출입가격을 조작해 무역거래로 위장하거나 부동산 등을 매각하는 방식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자금세탁 수법에는 역외국가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카리브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역외금융센터를 거쳐 자금을 세탁하는 것입니다. 또 위장 국제기업을 만들어 거래를 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방식도 사용된다고 합니다. 또 범죄자들은 대체송금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대체송금시스템은 지하경제의 일부로 공식 은행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고객을 대신해 국가 간 자금을 이전해준다고 합니다. 미국, 동남아, 중국, 중동 등 각 국에 이런 대체송금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규모가 큰 해외 카지노 등에서 자금을 넣고 빼는 방식으로도 자금세탁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지능형 국제 금융범죄 확산=일명 선불사기로 불리우는 지능형 국제금융범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사기단은 대통령 비자금 또는 검은 자금 세탁 등을 미끼로 현혹합니다. 또 해외 로또 복권에 당첨됐다거나 해외 거액 자산가의 숨겨진 자금을 빼돌리자고 유혹하는 방식도 사용됩니다.

유명한 것이 아프리카 비자금 사기입니다. 선불사기는 아프리카 정부 고위직 관료 또는 비자금 관리인을 사칭하는 사람들이 팩스, 이메일 등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들은 수 천 만달러의 자금을 예치하거나 이동하는데 협조해 달라며 20∼30%의 커미션을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착수금 명목으로 선불로 수 천 달러를 요구하고 이를 받아 잠적합니다.

한 때 100달러 염색 지폐를 특수 약물로 처리하면 실제 사용가능한 지폐가 된다는 사기도 활개를 쳤습니다. 또 2000년대 초중반에는 구권 화폐 사기도 있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등의 독재자가 발행한 구권 화폐에 투자를 하라는 것입니다. 내전 등이 종식되면 화폐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싼 가격에 해외 구권 화폐를 판매했지만 위조 화폐이거나 투자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제 금융범죄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화폐위조입니다. 미국 정부 당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화 위조화폐가 1∼2억달러 정도 발견된다고 합니다. 유통 중인 위조 달러는 약 20∼4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위조 달러 중 상당수는 남미 범죄조직이 제작한 저급 위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밀하게 위조된 슈퍼노트 등 위조달러도 만들어져 유통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위조 달러를 막기 위해 위조 방지 기술을 개발, 적용하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화뿐 아니라 다양한 위조화폐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유로화도 위조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에만 75만매의 위조 유로화가 적발됐다고 합니다. 위안화 사용이 늘면서 위안화 위조화폐도 늘고 있습니다. 국제범죄정보센터에 따르면 연간 수 십 억∼수 백 억 위안의 위폐가 적발된다고 합니다. 인쇄공장이 밀집한 복건성, 강동성 등에서 화폐 위조가 이뤄진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무역결제를 늘리며 위안화 위상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위안화 사용 증가에 따라 위조 화폐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런 국제금융사기는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습니다. 정부는 자금세탁, 위조화폐 유통 등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 기업이나 개인은 금융사기를 당하거나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디지털타임즈 강진규 기자 kjk@dt.co.kr | 입력: 2014-07-0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