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수표 140장 떠돈다
50 4497 2009-04-03
10만원권 수도권 일대… 1만여장 만든 점조직 검거

10만원 권 수표를 대량으로 위조해 시중에 유통시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유통된 가짜 수표 300여장(3,000만원 어치) 중 140여장은 아직 회수되지 않아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양부남)는 2일 10만원 권 수표 1만2,000여 장을 위조한 혐의(유가증권위조 및 행사)로 이모(48)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유통을 담당한 인모(48ㆍ여)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구로구의 한 사무실에서 컬러복사기와 스캐너를 이용해 10만원 권 수표 1만2,000여장과 10만원 권 구두상품권 등을 위조해 10만원 권 위조수표 300여 장을 서울 관악구와 구로구, 경기 성남과 안양 등에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가짜 수표 사용 시 손가락에 투명 매니큐어를 칠해 지문이 남지 않도록 했고, 수표 뒷면에 배서할 때는 다른 사람 명의로 개설된 '대포폰' 번호를 적어넣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또 위조 여부를 잘 확인하지 않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은행이 창구영업을 하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가짜 수표를 사용했다.

이들은 총책 밑에 화폐 위조만을 전담하는 위조책, 중간관리책, 유통모집책, 유통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은밀하게 전화 연락만 주고 받는 '점조직' 형태로 조직을 운영했다. 수사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유통책에는 불법체류자 신분의 조선족 동포를 활용했다.

검찰은 검거되지 않은 위조책 김모(45)씨를 지명수배 하는 한편, 이들이 100억원 상당의 1만원 권 지폐도 위조해 10억원을 받고 해외 범죄조직에 넘기려 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40여 장의 수표가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수표 거래 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04-03 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