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금 사회’ 실현에 총력 기울이는 일본
70 2018-07-01
-일본인의 현금 선호 습관 다양한 문제 야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결제 적극 추진

현금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문화가 가상화폐 등의 등장으로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경철 도쿄 통신원] 현금사랑이 뿌리 깊은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캐시레스(cashless=비현금) 사회’로의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4월,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세계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에 근거, 세계 각국의 비현금결제 비율(현금 이외의 수단으로 결제되는 비율)을 집계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일본의 비현금결제 비율은 18.9%로 한국(89.1%), 중국(60.0%)에 배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아직까지도 현금 이외의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없는 곳이 많다. 병원에서는 비보험 치료에만 신용카드 등의 비현금 결제가 가능하며, 학원비나 수업료 등은 현금으로만 지불할 수 있다.

대규모 체인점을 제외한 식당이나 점포에서는 거의 대부분 카드결제를 취급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비현금결제가 보급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산업성은 문화적 특징을 들고 있다.

소매치기 등의 도난범죄가 적고, 잃어버린 지갑도 대부분 주인에게 돌아오는 등 ‘치안’이 좋은 점, 위조지폐가 적어 현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점, 거리 곳곳에 ATM이 설치되어 있어 현금 입수가 용이하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일본인의 현금 선호 습관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선 화폐발행과 관리에 거액의 사회적 비용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인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속속 도입되고 있는 무인계산대가 현금결제 위주의 문화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관광 분야에서의 기회손실 비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관광청에 의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 중 4위에 올라왔다.

특히, 지방의 경우는 35%의 외국인이 결제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2020년 4000만명의 관광객유치를 목표로 하는 일본정부는, 현재와 같은 결제환경이 계속된다면, 1조1500억의 기회손실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정부가 4차산업혁명시대의 먹거리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핀테크 산업에서도 현금결제 습관은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비현금결제로 얻는 디지털 결제기록이야말로 핀테크 발전의 열쇠가 되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정부로서도 비현금사회의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올 4월 <캐시레스 비전(cashless vision)>이라는 보고서를 마련, 2025년까지 비현금결제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지급방식 개혁 선언’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서는 우선 오프라인 점포에 대해서 비현금결제 시스템 도입을 장려하거나 의무화하는 방안 외에 결제 수수료의 인하, 보조금 지급, 세제 우대 등의 혜택을 통하여 비현금결제 시스템 보급의 장벽을 낮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소비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교육과 홍보를 전개하는 한편, 세금우대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정책제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 밖에도 경제산업성 내에 ‘비현금 추진위원회’를 설립하여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팔로업하는 방안, 2025년의 오사카 박람회를 목표로 지불방법개혁을 선언하여 여론을 환기시키는 방법 등이 나열되어 있다.

일본의 3대 은행으로 불리는 미츠비시UFG은행과 미츠이 스미토모 은행, 미즈호 은행은 스마트폰 결제에 필요한 QR코드의 규격을 통일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3사 공동으로 '금융기관 비현금 위원회'를 설치, 2019년 실용화를 목표로 한 ‘뱅크페이(Bankpay)’의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미즈호 파이넨셜 그룹(MFG)은 ‘J-Coin’이라는 암호화폐의 발행을 통해 송금·지불의 편리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결제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지인 레쥬프레스의 조사에 의하면 2016년 말 현재,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점포 수는 일본 전역에 4200여개나 된다.

‘전력민영화’가 도입되면서 전기요금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업체도 등장했다.

특히 2017년 7월 일본의 26만개 점포가 가맹되어 있는 POP 대응 결제시스템인 ’air 레지’가 비트코인 결제에 대응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개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비트코인 결제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뉴시안 / 2018.06.15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