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화폐개혁 1년…성장 주춤했지만 투명조세·디지털경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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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화폐개혁으로 유통이 중지된 1천루피 구권화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500루피(8천570원)와 1천 루피 지폐를 일시에 사용 중단하고 추후 발행한 새 지폐로 교체하도록 한 화폐개혁을 단행한 지 8일로 꼭 1년이 된다.

정부와 여당은 화폐개혁으로 검은돈과 위조지폐를 없애고 조세 기반을 넓혔으며 디지털 경제로 이행을 가속했다며 성과를 강조하지만, 야당은 이 때문에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고 취약계층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제적 재앙'이었다고 비난하는 등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8일 저녁 TV 연설을 통해 "부패와 검은돈 근절"을 이유로 전격적으로 기존 고액권 지폐 사용 중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국민에게 알렸다.

시중 유통 화폐의 86%에 해당하는 지폐가 일시에 사용 중지되고 신권 교환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일용직 노동자들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고, 소비가 줄어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줄었으며 많은 주민이 지폐를 교환하려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장시간 은행 앞에 줄을 서는 등 두 달 넘게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됐다.

2014년 5월 모디 정부 출범 후 매분기 7% 넘던 인도 경제 성장률은 화폐개혁 여파로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6.1%와 5.7%로 급락했다.

애초 인도 정부는 소득 노출을 꺼린 부유층이 구권을 교체하지 않아 시중에 풀린 현금의 최대 3분의 1이 은행으로 회수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지난 8월 기준 구권의 99%가 은행에 회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은돈 퇴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반대로 현금 대부분이 은행을 거쳐 감으로써 정부의 세금 징수 기반은 대폭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 내 은행 예치금이 화폐개혁 전보다 2.8조∼4.3조 루피(48조∼74조원) 늘어났다고 마니시 사바르왈 인도중앙은행(RBI) 이사는 밝혔다.

또 인도통합지불시스템(UPI) 등을 이용한 전자결제가 지난해 10월 10만 건에서 올해 10월 7천700만 건으로 늘어나는 등 경제 디지털화가 촉진됐다. 페이티엠 등 현금을 대체하는 전자지갑 서비스 이용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8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검은돈 근절을 위해 500루피·1천루피 고액권 사용중단·회수 조치를 발표하자 일부 부유층 주민들이 당일 밤 집에 있던 현금을 들고 명품 시계 매장을 찾아 대량구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 재무부는 6일 트위터에 "화폐개혁이 검은돈과 위조지폐를 없애고 테러단체 자금줄을 차단했으며 비공식 경제를 공식경제로 전환했다"며 "인도 경제와 국민에 큰 이익이 됐다"는 글을 올리며 화폐개혁 성과 홍보에 나섰다.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8일 화폐개혁 1주년을 기념해 '검은돈 반대의 날' 행사를 연다.

반면, 야당은 8일을 '검은 날'이라고 지칭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행사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 소속인 만모한 싱 전 총리는 "화폐개혁이 사회 취약계층과 기업에 미친 피해는 경제 지표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크다"면서 "안정적인 경제 정책을 추진해온 인도의 명성에 큰 피해를 줬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2017/11/07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