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교체 나서는 유럽
374 331 2017-02-16
최근 스웨덴과 영국 등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일부 유럽 국가들이 화폐 교체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던 현금이 대거 은행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20크로나 신권 스웨덴은 2015년 10월부터 대대적인 규모로 화폐 신규 발행에 나섰다. 구(舊)화폐는 약 30년 전 만들어져 지폐 위조가 쉽고 동전도 무겁고 크다는 이유다. 2015년엔 20〈사진〉·50·1000크로나 신권을, 작년 10월에는 100·500크로나와 동전을 새로 발행했다. 이전까지 없었던 200크로나짜리 지폐도 새로 생겼다. '말괄량이 삐삐'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20크로나),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100크로나), 잉마르 베리만 영화감독(200크로나) 등 20세기에 활약한 스웨덴 문화계 인사들이 새 지폐의 모델이 됐다. 동전은 크기와 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금속으로 만들었다.

영국은 지난해 9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5파운드 새 지폐를 유통시켰다. 폴리머(polymer)라는 얇고 가벼운 특수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물에 젖지 않는 지폐라는 유명세를 탔다. 영국 중앙은행은 "플라스틱 화폐가 향후 10년간 화폐 제조 비용을 1억파운드 이상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 비용 단가는 마와 면 섬유 등을 혼합해 만든 일반 지폐보다 50% 정도 더 들지만 수명은 150% 이상 길어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올해는 10파운드, 2020년에는 20파운드짜리 폴리머 지폐를 선보일 계획이다. 호주와 캐나다 등 전 세계 21개국에서 플라스틱 소재의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17년 5월부터 새 지폐를 순차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화폐에는 위인 초상 대신 바다를 주제로 등대, 물고기(대구), 돛단배 등을 그려 넣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위조 방지 기술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스위스도 작년 4월부터 신권 발행에 나섰다.

각국이 새 화폐를 발행하는 데에는 위조지폐 유통을 막고 검은돈과 탈세를 감시하는 등 다양한 목적이 있다. 수십년 전 만들어져 상대적으로 위조가 쉬운 옛날 지폐는 거둬들이고, 특수 잉크와 홀로그램 등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을 적용한 신권을 내놓는 것이다. 또 화폐 단위나 디자인이 변경되고 구권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장롱 속에 숨겨놨던 돈을 전부 은행에 가져가 신권으로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소득과 재산을 비교하면 탈세 여부 등이 드러나는 것이다. 실제 스웨덴에서는 2015년 10월 새 화폐를 내놓은 뒤 1년 만에 시중에 유통 중이던 구권 총액의 4분의 3이 은행으로 돌아왔다.

[조선비즈] 2017.02.08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