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상 53년만에 대수술…해외송금 업무 가능해진다
358 1980 2015-11-25
환전업 감독기관 한국은행에서 관세청으로 변경…불법 환전상 등 처벌기준 강화

앞으로 서울 명동 등에서 환전업무를 하는 환전상도 해외 송금업무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지금까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환전업무만 담당했지만 정부가 환전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업무범위를 확대해주기로 결정했다.

다만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불법 환전상의 처벌조항은 더욱 강화된다. 환전업 감독기관도 실질적인 검사권을 가진 관세청으로 변경된다. 환전업에 대한 개편방안이 나온 것은 53년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환전업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빠르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전업 개편방안의 큰 틀은 당근과 채찍으로 요약된다. 환전업의 대형화를 촉진해 경쟁력을 높이면서, 불법적인 자금세탁과 환치기 등의 지하경제는 양성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우선 일정한 요건을 갖춘 갖춘 환전업자는 외환이체업과 환전업을 겸영할 수 있게 된다. 일정 수준의 자본금과 전산설비, 외환전산망을 갖출 경우 외환이체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일본만 하더라도 이미 환전업자가 외환이체업을 겸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은행과 협력관계를 맺은 환전업자는 시행령 도입과 함께 바로 외환이체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독자적인 외환이체업은 외국환거래법 개정과 함께 실시된다. 법 개정은 국회의 관문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관리체계가 미비했던 환전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산보고 체계가 구축된다. 환전실적과 업무현황보고서 등을 전산망을 통해 보고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환전장부를 수기(手記)로 작성해 지정거래은행에 제출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웹사이트를 통한 전산보고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전산보고 방식을 채택한 환전업자에게는 정기검사를 면제해주고, 거주자 대상 환전한도를 2000달러에서 4000달러로 확대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전산보고 체계는 희망업자에 한해 운영하고, 장기적으로 의무화를 추진한다.

환전업 감독기관은 한국은행에서 관세청으로 이관된다. 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현재 경상거래 관련 외환 조사를 담당하는 등 조사업무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외환이체업을 겸영하는 환전업자는 금융감독원의 검사도 받아야 한다.

정부는 환전장부 작성과 거액환전의 관계기관 통보 의무 등 환전업자의 기본의무를 감시하기 위해 법무부, 관세청, 경찰청,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일부 환전업자들이 외국인 여권번호를 공유해 환전장부를 허위로 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감독체계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거래를 하거나 기본의무를 위반한 환전업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지금까지는 환전업의 불법행위를 적발하더라도 최대 등록취소 처분만 내릴 수 있었다. 등록이 취소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명의로 바로 등록을 할 수 있어 제재의 실효성은 없었다.

정부는 등록이 취소된 환전업자의 경우에는 3년간 등록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지정은행과의 거래실적이나 환전실적보고가 한동안 없는 경우에는 영업정지 등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재를 정비한다. 불법 환치기 등이 적발되면 징역형 등의 강력한 처벌을 가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전업자의 외화이체업 겸영 허용 등을 통해 고객에게 양질의 외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전업 감독체계 개편과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를 통해서는 지하화된 일부 외환거래를 양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정혜윤 기자 |입력 : 2015.10.29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