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된 1달러 동전…가볍고 소지 편한 1달러 지폐에 밀려
343 2349 2015-05-04
1달러짜리 동전. 유통되지 않고 연준이 금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만 13억6000만개에 달한다.

1달러 하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얼굴이 들어가 있는 지폐가 쉽게 떠오른다. 그런데 1달러 지폐(note) 외에 1달러짜리 동전(coin)도 미국에서 통용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달러 동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잘 유통되지도 않는 1달러 동전이 왜 필요했을까.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1달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폐다. 그만큼 손바뀜이 많다 보니 금방 닳고 헤져서 화폐 수명이 길지 않았다. 지난 1990년 미국에서 1달러 지폐가 발행 후 너덜너덜해져 폐기처분될 때까지 평균 18개월이 채 안 걸렸다. 반면 내구성이 강한 동전은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1990년대 초부터 미국회계감사원(GAO)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구동성으로 1달러 지폐를 동전으로 교체하면 화폐 발행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GAO는 1달러 지폐를 동전으로 대체하면 향후 30년간 총 157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화폐 발행 비용을 절약, 정부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전 액면가와 실제 화폐 발행 비용 간 차이를 보여주는 세뇨리지(seigniorage·최근에는 기축통화 달러 발행국 미국이 누리는 경제적 효과를 말할 때 많이 사용) 효과 덕분이다.

30년 전부터 대다수 선진국이 사용 빈도수가 높아 쉽게 마모되는 소액권 지폐 발행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폐를 동전으로 대체한 것도 이 때문이다. 캐나다와 호주는 각각 1, 2캐나다(호주)달러 동전을 사용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 2유로 동전을 발행한다. 1, 2유로 지폐는 없다. 영국도 1, 2파운드는 지폐 대신 동전을 사용한다.

수집용 외 1달러 동전 발행 중단

화폐발행비, 지폐가 동전보다 낮아

동전 상당 규모 남미국가로 이동

미국 정부는 지난 1979년 처음으로 1달러짜리 동전을 선보였다. 달러 동전 유통을 급속히 확산시키려면 1달러 지폐를 없애야 했다. 하지만 너무 혁명적인 변화라고 생각했는지 1달러 지폐를 없애지 않고 1달러 동전을 병행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소비자들에게 1달러 지폐와 동전을 선택하도록 한 셈이다.

미국인들은 1달러짜리 동전을 외면했다. 지폐에 비해 무거운 데다 지갑에 넣고 다니기도 불편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보관하는 데 번거롭고 덩치도 큰 1달러짜리 동전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미국인들이 1달러 동전을 원치 않아 연준 금고는 1달러 동전으로 넘쳐난다. 현재 연준은 남아도는 1달러 동전을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연준의 28개 은행에 분산해 보관하고 있다. 금고에 쌓아둔 1달러 동전만 13억6000만달러, 즉 13억6000만개에 달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1달러 동전 처리에 골머리를 앓으면서 결국 미국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수집용을 제외한 1달러 동전 발행을 잠정 중단했다.

1달러짜리 지폐 내구성이 개선돼 지폐 수명이 확 길어지면서 1달러 동전 화폐 발행의 비용상 장점도 사라졌다. 연준에 따르면 1달러 지폐 평균수명은 20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5년 9개월이다. 동전 수명이 지폐에 비해 4~5배 정도 길지만 생산 비용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폐 1단위 생산 비용은 4.9센트다.

반면 동전 주조 비용은 21센트로 5배가량 비싸다. 수명과 발행 비용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경우, 지폐 발행 비용이 동전보다 더 낮아진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서 외면받은 1달러 동전 상당 규모가, 달러화가 공식통화인 엘살바도르와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것. 뜨거운 열기와 습한 기후 때문에 지폐가 쉽게 헤지고 마모되기 때문에 이들 남미 국가 국민들은 내구성이 좋은 1달러 동전을 선호한다는 전언이다. 앞으로 1달러 동전을 보려면 남미 국가에 나가야 할 것 같다.

[US REPORT] [ⓒ 매일경제 & mk.co.kr] 2015.05.04 07: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