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짜리 지폐에 박테리아 3,000종 살다니
315 2515 2014-04-28
뉴욕대 연구진이 지폐에 엄청난 수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폐가 정말 더러울까? 과학자들이 지폐에 놀라울 정도로 엄청난 수의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뉴욕대 연구팀이 ‘비위생적인 지폐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더러운 달러 지폐의 DNA를 최초로 분석한 이 종합적인 연구에서 연구진은 지폐가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수백 종의 박테리아를 교환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 달러 지폐의 DNA를 분석한 연구팀은 모두 3,000종의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표본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했던 종전의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오염물질이 발견됐다. 지폐에는 유전자은행에 아직 분류되지 않은 DNA가 너무 많아 인간의 것이 아닌 DNA는 20% 정도만 구분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여드름을 유발하는 세균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 이 밖의 다른 세균들은 궤양, 폐렴, 식중독, 포도상구균 감염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이 밝혔다. 일부 지폐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춘 박테리아도 있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뉴욕대 ‘유전체학 및 시스템생물학 센터’에서 유전자 배열을 담당한 제인 칼튼은 “이번 연구결과에 우리도 매우 놀랐다”면서 “우리는 돈에서 미생물이 자라는 것을 실제로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는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비위생적인 지폐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루피에서 유로화에 이르는 지폐는 세계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통용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오랜 기간 동안 위생학자들은 지폐가 병균 전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체온과 같은 온도의 지갑은 사실상 배양접시같은 역할을 한다”고 세계 23개국의 화폐를 제조하는 전문 기업 ‘이노비아시큐리티’의 필립 에띠에네는 지적한다.

일부 통화 전문가들은 세계의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보통 병균보다는 지폐 위조나 내구성에 대해 더 우려한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에 매년 1,500억 장의 새 지폐가 유통되는 상황에서 세계의 정부들은 매년 약 100억 달러를 들여 들고 다니기에 편리한 지폐를 제조하고 있다.

면 재질로 제조된 1달러 미화 지폐의 평균 수명은 약 21개월 정도다. 미 연준은 올해 약 8억2,670만 달러를 들여 78억 장(액면가치: 2,971억 달러)의 새 지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폐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에서 부탄에 이르는 많은 국가들은 신축성 있는 플라스틱 폴리머 소재로 지폐를 제작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 폴리머 지폐에서는 오염도가 좀 더 낮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호주 밸러렛대 연구팀은 이 새로운 지폐 원료가 공공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10개국의 수퍼마켓, 커피숍, 카페 등에서 수집한 지폐를 시험했다.

2010년에 ‘식품 매개 병원균 및 질병에 관한 저널’에 게재된 이 연구에 따르면 수집된 장소에 따라 지폐에서 다양한 수의 박테리아가 검출됐지만 보통 기존의 면 지폐보다 폴리머로 제작된 지폐에서 더 적은 수의 박테리아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에띠엔느는 “폴리머 지폐의 흡수성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폴리머 지폐는 일반 지폐보다 더 위생적인 이점이 있어 보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연구팀은 7 종의 다른 지폐에서 박테리아 배양을 시도했다. 지난해에 ‘항균 내성 및 감염통제에 관한 저널’에 게재된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세균은 플라스틱 지폐에서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

인간의 손이 닿으면 박테리아가 더 번식한다. 지폐가 돌고 돌면서 사람들의 손에서 나오는 기름이나 각질도 박테리아의 자양분이 된다.

브라운대학의 네빌 러완디 교수는 “사람들이 지폐를 만질 때 (박테리아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개 국가의 중앙은행을 위해 통화 보안 기능을 설계하는 ‘스펙트라시스템스’를 이끌고 있다.

또 지폐의 섬유 표면에 대한 연구도 시행돼 왔다. 인도와 네덜란드, 미국 연구진은 전통적인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해 지폐에 붙어 있는 약 93종의 박테리아를 분리시켰다. 또 2012년에 런던 소재 퀸메리대학의 미생물학자들이 실험했던 영국 지폐 중 약 6%에서 변기에서 나오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대장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뉴욕대 연구진은 기존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은 오염물질을 찾을 수 있었다. 고속 유전자 배열과 컴퓨터화된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 DNA별로 이 미생물들을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배양된 세포를 분리시키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이 활용됐었다.

연구진은 지난해에 맨해튼의 한 은행에서 수집한 1달러 지폐 80장에서 발견된 DNA를 분석했다.

이 달러 지폐들에서 약 12억 종의 DNA 세그먼트가 검출됐다. 이 모든 유전자 정보를 저장하는데 320기가바이트 분량의 디지털 저장 공간이 필요했다. 이는 전통적인 의학 서적 전체를 저장하기 위해 필요한 저장 공간에 맞먹는 수준이다.

검출된 DNA는 뉴욕만큼이나 다채로웠다. 이 중 절반은 사람의 DNA였다. 연구진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식물 병원체를 발견했다. 극소량이긴 하지만 탄저균과 디프테리아균도 발견됐다. 말과 개의 DNA도 확인됐다. 심지어 소량의 코뿔소 DNA도 있었다.

DNA 분석 작업에 참여한 뉴욕대의 유전체 연구원 줄리아 마리츠는 “우리는 지폐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미생물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Monday, April 28, 2014 11: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