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힘들어서…위조지폐 대량 만들어 쓴 영어교습소 원장
253 6712 2011-08-25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캐나다 유학을 마친 30대 엘리트 영어교습소 원장이 생활고로 5만원권과 1만원권의 위조지폐를 만들어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3일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한 혐의(통화위조·사기 등)로 박모(35)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에서 2008년 4월부터 영어교습소를 운영한 박씨는 지난 15일 오후 6시쯤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1만원권 142장과 5만원권 9장을 위조했다. 박씨는 위폐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 편의점, 슈퍼마켓, 김밥집 등 70여곳을 돌며 1000원 안팎의 물건을 산 후 거스름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최근까지 92차례, 거스름돈 85만원을 받아 챙겼다.

한때 잘 나가던 박씨가 범행을 결심한 것은 늘어나는 은행과 사채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어교습소에는 30~40여명의 중·고교생들이 북적였다. 월 800만~900여만원의 수입으로 부모에게 용돈까지 드리면서 임신 7개월인 처(31)와 24평 아파트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학생수가 10명 안팎으로 줄고 수입도 300여만원으로 급감, 5000여만원의 은행 카드 빚과 사채 3000여만원을 지게 됐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박씨는 막다른 골목에 서게 됐다.

박씨는 지난 20일 새벽 부산진구의 한 편의점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하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박씨의 교습소에서 사용하지 않은 위폐 1만원권 52장과 5만원권 7장을 압수했다. 박씨의 교습소에서는 또 재단하지 않은 1만원 위폐 43장도 발견됐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족들에게 못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려던 허영심이 큰 죄를 짓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