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실서 나온 자금이다＂ 420억대 위조지폐 유통 시도
246 6509 2011-05-24
英파운드貨·옛 獨마르크貨 2명 구속… 공범 10명 검거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0일 중국 황실 재정 담당자로부터 흘러나온 자금이라며 시가 421억원어치의 위조된 영국 파운드화와 옛 독일 마르크화를 국내에 유통시키려 한 혐의로 도모(38)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는 도씨는 지난 3월 중국교포 김모(43)씨로부터 영국의 10만파운드(약 1억8000만원) 지폐 195장과 1948년 발행된 독일의 10만마르크(시가 7000만원) 지폐 98매 등 총 421억원어치의 위조지폐를 넘겨받았다.

도씨는 이 위조지폐를 브로커 마모(55)씨에게 "액면가의 3％인 11억원으로만 바꾸면 된다"는 조건으로 맡긴 뒤 담보로 100만유로(약 15억5000만원)를 받았다. 마씨는 "과거 중국 황실 재정 담당자로부터 받은 국가채권"이라고 속여 동료 브로커들을 끌어들였다. 유로화로 대체된 구(舊)화폐인 마르크화도 국내 은행을 통해 독일에 5％의 수수료만 내면 한화로 교환이 가능해 유통을 시도한 것이다.

이들의 위조지폐 유통 시도는 이달 초 중국에 있는 김씨가 갑자기 위조지폐를 회수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도씨는 브로커들에게 건넨 위조지폐 가운데 일부를 회수하지 못하자 "마씨가 거액의 외국 화폐를 훔쳐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이 단순 절도가 아니라 위조지폐 사건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경찰은 도씨가 조선족 김씨에게서 받아온 파운드화는 5파운드 지폐를 컴퓨터로 스캔(화면 입력)한 뒤 10만파운드로 숫자를 고쳐 대량으로 출력한 것이고, 독일 마르크화는 컬러복사기로 위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커 마씨가 이 위조지폐들을 받아가면서 담보로 맡긴 100만유로도 위조지폐였다고 경찰은 말했다.

조선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1-05-21 03:10 최종수정 2011-05-23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