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에 전자칩 심었다
32 4384 2011-03-10
빛에 비춰보면 숨겨진 그림이 나타나는 워터마크, 평면 위에 입체영상을 입힌 홀로그램, 종이 속의 초박형 금속 띠, 형광 잉크….

지폐 위조범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기술은 50여가지에 달한다. 하지만 위폐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적발되기를 반복한다.

원천 봉쇄는 안 될까. 각국 중앙은행들이 '위조지폐 완전 차단'을 목표로 고안 중인 방법은 지폐 안에 초소형 전자칩을 넣는 것이다. 위폐 제작을 막는 것은 물론 돈세탁까지 차단할 수 있다. 2001년 유럽중앙은행은 "2005년까지 유로화에 위조방지용 칩을 심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10년째 감감무소식. 칩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는 여전히 두껍고 지폐를 훼손하지 않고 칩을 넣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이 최근 새 해법을 내놨다.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에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 일본 엔, 유로 지폐에 자신들이 만든 필름형 트랜지스터를 입히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연구팀은 탄소와 소량의 금, 알루미늄 등으로 25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두께의 필름형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지폐 위에 입혔다. 플라스틱과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한 종이에 칩을 붙이기 위해 화학물질을 접착제로 썼지만 지폐를 손상시키지 않는 데 성공했다.

이 트랜지스터는 현재는 3볼트 전압으로 작동 가능하다. 칩 속의 무선 안테나가 외부신호를 받으면 회로가 작동을 시작, 고유 정보를 발신한다. 칩이 없거나 가짜 칩을 단 위조지폐는 금방 식별이 가능하다. 칩이 장착된 지폐는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자금세탁도 불가능해진다. 과학자들은 위조지폐와의 전쟁이 마침내 끝날 것이라고 흥분해 있다. '정말 그럴지' 주목된다.

조선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1-03-02 03:07 최종수정 2011-03-02 13:10